열한 살짜리 아들 쌍둥이와 긴 여행을 얼마 전에 마쳤다. 한 달 훨씬 넘게 걸렸지만, 배도 기차도 자동차도 탈 필요 없는 여행이었다. 사실 이 여행을 하려고 집을 떠나지도 않았다. 모닥불 가에 둘러 앉아 있으려고 가을에 딱 한 번 집 밖으로 나가긴 했다.
백만 단어가 넘는, 정확히는 108만 4,170 단어의 여정이다. 우리는 이 여정의 모든 지점, 모든 장, 모든 단어를 함께했다.
코로나 “봉쇄” 조치가 내려진 2020년 봄부터 2021년 9월까지, 18개월에 걸쳐서 나는 쌍둥이에게 일곱 권짜리 해리포터 시리즈를 큰 소리로 읽어 주었다. 우리는 매주 2~3회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이 시리즈를 읽었다.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서 다음 책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잠시 쉬는 시간도 가졌지만, 한번 잡은 책은 한두 단원씩은 꼭 읽어 나갔다.
아마도 내 생각에는 이 책을 다 읽기까지 다 합해서 100시간 정도는 들인 것 같다.
‘크게 읽기’ 되살리기
사실 아빠로서 100만 단어가 넘는 책을 100시간 동안 큰 소리로 아이들에게 읽어 준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 것이다. 아마도 여러분도 그렇게 느낄 것이다. 그러나 나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다 보니 어느 순간 그 일을 해낼 수 있었다. 그러므로 여러분도 절대로 포기하지 마시길! 자녀에게 책을 크게 읽어 주는 것은 정말 가치 있는 일이다. 사실 이는 몇 주, 몇 달, 단기간의 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몇 년은 끈질기게 노력해야 가능한 일이다.
먼저 아내가 친구들과 “크게 읽기 되살리기”(Read-Aloud Revival)라는 팟캐스트 방송을 듣고서 나를 부추겼다. 그 덕분에 나는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책을 읽어 주는 습관을 들일 기회와 기쁨을 얻게 되었다. 습관이 되었다는 것은 마지못해 억지로가 아니라 기쁘고 즐겁게 그렇게 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우리는 우선 다른 지출은 줄여서라도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사 주기로 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삶의 속도를 줄이고 여유롭게 아이들과 함께 앉아 큰 소리로 책을 읽기 위해서, 우리는 불필요한 여러 활동―특히 스크린을 쳐다봐야 하는 것!―을 최대한 절제하기로 했다.
사실 10년 전에 (그때까지 나는 단 한 번도 큰 소리로 책을 읽어본 적이 없었다) 나는 지친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길고 지루한 어린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 주려니 숨이 막힐 노릇이었다. 그 당시 내게는 큰 소리로 아이들에게 꾸준히 책을 읽어줄 수 있는 실력도 끈기도 없었다. 그때까지 나는 규칙적으로, 내가 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책을 큰 소리로 읽어 본 적이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아이들과 함께 둘러앉아서 책을 읽는 기쁨을 그 당시에는 전혀 알지 못했다.
뜻밖의 여정
어떤 아빠들은 목소리 흉내 내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내 경우에는 아이들이 다섯 살 정도 되었을 때 재밌는 목소리로 ‘호빗’을 읽어 주면서 특별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어설픈 영국식 억양으로 빌보의 목소리를 흉내 내고, 드워프는 거친 쉰 목소리로, 간달프는 영화에 나온 이안 맥켈렌의 목소리로, 골룸은 앤디 설키스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사실 호빗은 얇고 가벼운 책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 내려면 몇 주일의 시간과 인내가 필요했다. 톨킨의 책은 결코 쉬운 책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실 우리 아이들은 굉장히 지루해하기도 했고, 이를 이겨내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통과하면서 아주 중요한 인생 교훈을 배우기도 했다. 특별히 우리가 이 책을 모두 다 읽었을 때 나는 아들들과 함께 아주 두꺼운 책을 다 읽었다는 성취감을 느끼기도 했다. 골룸이 너무 무서워서 아이들이 악몽을 꾸지나 않을지 걱정하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 곁에서 안심시켜 주기도 했고, 두려움에 대해서 함께 대화하기도 했다. 마치 어둠 속 수수께끼처럼 아이들의 두려움을 해소해 주려고 노력했다.
아이들이 열 살쯤 되었을 때, 나는 이 아이들이 해리포터를 읽을 수 있을지 궁금했었다. 그래서 한번 아이들과 함께 해리포터를 읽어 보기로 했다. 사실, 아이들이 해리포터를 읽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던 상황에서 나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무작정 책을 읽어 주거나 또는 오디오북을 들려줄 수도 있었다. 또는 “아직은 아니야”라고 말하면서 해리포터를 읽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아이들과 함께 천천히 이 책을 도전해 보기로 했고, 아이들이 소화할 수 있는 내용은 함께 즐기면서 읽었다. 또한 아이들이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나오면 잠시 멈추어서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충분히 설명하면서 읽어 나갔다. 또한, 나는 그리스도인의 관점에서 아이들에게 설명해 주려고 노력했다. 특별히 해리포터의 마지막 책에서 복음을 설명을 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이 책에 수없이 많이 담겨 있는 인생 교훈도 아이들에게 설명할 수 있었다. (특별히 덤블도어의 독백에서 우리는 정말 가치 있는 교훈을 배울 수 있었다.)
두 아이가 세 살이 되고, 여섯 살이 되고, 그리고 열한 살이 되는 동안, 큰 소리로 책을 읽는 아빠의 지구력도 증가했다. 그리고 큰 소리로 책을 읽는 지구력과 실력이 늘어가면서,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 기쁨도 더욱 늘어났다.
하나님의 말씀, 큰 소리로 읽어 주기
아내가 큰 소리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면 좋겠다고 내게 권했던 것처럼, 나는 다른 그리스도인 엄마들과 아빠들에게도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책을 읽어 주라고 권하고 싶다.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책을 읽어 주는 기쁨을 발견하길 바란다. 사실 큰 소리로 책을 읽어 주는 시간은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는 더욱 놀라운 기쁨의 시간이 될 수 있다.
지난 2,000년의 교회 역사 속에서 큰 소리로 읽는 것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통로였다. 사실 교회 역사 속에서 인쇄기가 사용된 것은 500년도 채 되지 않은 일이고, 가정마다 성경을 여러 권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아주 최근의 일이다. 지난 교회 역사 속에서 예수님은 교회에 모여 있는 당신의 백성들에게 성경을 큰 소리로 읽어 주는 낭독을 통하여 말씀하셨다. 사도 바울은 에베소에 있는 사랑하는 제자에게 “읽는 것에 전념하라”(딤전 4:13)고 명했다. 지금처럼 각 가정에 성경이 있고 스마트폰마다 성경이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어떻게 그리스도인들이 사도들을 통하여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었겠는가? 그 길은 바로 목자들이 큰 소리로 그들에게 말씀을 읽어 주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바울은 자신의 편지를 교회에 전달하면서 큰 소리로 읽으라고 했다(엡 3:4; 골 4:16; 살전 5:27). 또한, 사도 요한도 큰 소리로 읽을 것을 기대하면서 요한계시록을 기록했다(계 1:3). 특별히 오랜 시간 책의 백성으로 살아 온 1세기 유대인들의 상황에서 이는 굉장히 익숙한 일이었다. 회당에서 성경을 큰 목소리로 읽는 것은 그들의 삶의 중심에 있는 일이었다(행 13:15, 27; 15:21, 31; 고후 3:14-15). 심지어 예수님도 고향 나사렛에서 회당에 들어가셔서 큰 소리로 성경을 읽으셨다(눅 4:16).
아날로그 삶의 기쁨
부모로서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을 실감하는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큰 소리로 책을 읽는 시간을 정말 사랑한다. 큰 소리를 책을 읽음으로써 아이들이 어휘력을 키우고, 이 세상과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하여 배우고, 부모와의 유대와 관계를 다져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 시간은 결코 멈출 수도 붙잡을 수도 없이 흘러가지만 자녀와 부모 모두에게 정말 소중한 시간이다.
벌써 8차 개정판까지 출간된 “큰 소리로 읽기 핸드북”(The Read-Aloud Handbook)의 저자 짐 트렐리스(Jim Trelease)는 “아들의 독서능력을 키우는 아빠의 중요한 역할”을 강조했다. 1982년에 이 책의 초판이 나왔을 때만 해도, 그는 “남자들은 책 읽는 데 문제가 있다고만 생각한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생각이 달라졌다. [이후 개정판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은 그냥 문제가 있는 정도가 아니라 매우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이 책의 초판에서는 아빠의 역할에 대해서 많은 지면을 할애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신 개정판에서는 “아빠의 중요성”이라는 별도의 장에서 이 주제를 다룬다.
너무 늦지 않게
아직 자녀와 함께 규칙적으로 큰 소리로 책을 읽는 시간을 보내지 않는 엄마아빠들에게 나는 이를 시작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처음에는 쉽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끈질기게 이를 실천해 보라.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큰 소리로 읽는 습관의 효과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또한, 부모도 큰 소리로 책을 읽어 주는 능력이 향상되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특별히 이 습관이 만들어 내는 기쁨을 즐기는 법도 배우게 될 것이다.
내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열정을 가지고 책을 읽으라는 것이다. 엄마와 아빠가 열정을 쏟아 부으면 온 가족이 더 많은 것을 얻게 될 것이다. 고된 하루를 마친 후에라도 단조로운 목소리로 억지로 책을 읽지 말고 에너지를 불어 넣어서 책을 읽으라. 당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열정을 쏟아 부으라. 다양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읽으라. 되도록 여러 목소리를 흉내 내면서 읽으라. 지루함을 전염시키지 말고, 책 읽는 기쁨을 전파하라. 당신이 가르치지, 책이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책은 당신과 자녀 사이를 연결하는, 또 자녀의 성품과 인격의 성장을 돕는 도구이고, 매개체이며, 환경이다.
가장 빛나는 보석
나는 아이들을 그저 즐겁게 해주려고 책을 읽어 주지 않는다. 내가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책을 읽어 주는 가장 큰 목적은 아이들을 제자로 삼는 것이다. 그러나 부모는 책을 읽어 주면서 너무 자주 자녀에게 설교를 하거나 도덕적인 교훈을 주려고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동시에 자녀에게 꼭 필요한 교훈은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기도 해야 한다. 나는 아이들의 마음과 반응, 관심의 정도를 예민하게 살피려고 노력한다. 아이들이 지루해 하거나, 힘들어 할 때에는 짧은 분량만 읽어 준다. 반대로 아이들이 이야기에 쏙 빠져 있을 때에는 잠시 멈추고 아주 중요한 인생 교훈을 가르치면서 오랫동안 책을 읽어 주려고 한다.
또한, 나는 아이들과 함께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책과 아주 진지하게 읽어야 할 책을 모두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아이들은 나이에 맞추어서 다양한 이야기를 읽을 준비가 되어 있다. 나는 중간계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좋아해서, 내가 아이들과 함께 진지하게 읽은 첫 번째 책은 호빗이었다. 그러고 나서 ‘나니아 연대기’를 읽었고, 또 다른 책들을 읽어 나갔다. 그리고 코로나가 왔을 때 나는 아이들과 함께 드디어 해리 포터를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9월에 긴 여행을 마치고 나서 우리 부부는 열한 살짜리 쌍둥이와는 ‘반지의 제왕’을 읽기 시작했고, 일곱 살짜리 딸과는 호빗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큰 소리로 책 읽기의 가장 빛나는 보석은 톨킨도, 루이스도, 롤링도 아니다. 바로 하나님이시다. 쉬운 성경,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 성경부터 진짜 성경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아이들에게 성경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 속에서 참된 기쁨을 얻는 법을 가르치고 훈련해 나갈 것이다.
큰 소리로 책 읽기의 최고의 특권은 성경 읽기에서 누릴 수 있다.
작가: David Mathis(DesiringGod.org의 주필)
원제: Why I Read Aloud to My Children
출처: www.desiringgod.org
번역: 박광영
열한 살짜리 아들 쌍둥이와 긴 여행을 얼마 전에 마쳤다. 한 달 훨씬 넘게 걸렸지만, 배도 기차도 자동차도 탈 필요 없는 여행이었다. 사실 이 여행을 하려고 집을 떠나지도 않았다. 모닥불 가에 둘러 앉아 있으려고 가을에 딱 한 번 집 밖으로 나가긴 했다.
백만 단어가 넘는, 정확히는 108만 4,170 단어의 여정이다. 우리는 이 여정의 모든 지점, 모든 장, 모든 단어를 함께했다.
코로나 “봉쇄” 조치가 내려진 2020년 봄부터 2021년 9월까지, 18개월에 걸쳐서 나는 쌍둥이에게 일곱 권짜리 해리포터 시리즈를 큰 소리로 읽어 주었다. 우리는 매주 2~3회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이 시리즈를 읽었다.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서 다음 책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잠시 쉬는 시간도 가졌지만, 한번 잡은 책은 한두 단원씩은 꼭 읽어 나갔다.
아마도 내 생각에는 이 책을 다 읽기까지 다 합해서 100시간 정도는 들인 것 같다.
‘크게 읽기’ 되살리기
사실 아빠로서 100만 단어가 넘는 책을 100시간 동안 큰 소리로 아이들에게 읽어 준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 것이다. 아마도 여러분도 그렇게 느낄 것이다. 그러나 나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다 보니 어느 순간 그 일을 해낼 수 있었다. 그러므로 여러분도 절대로 포기하지 마시길! 자녀에게 책을 크게 읽어 주는 것은 정말 가치 있는 일이다. 사실 이는 몇 주, 몇 달, 단기간의 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몇 년은 끈질기게 노력해야 가능한 일이다.
먼저 아내가 친구들과 “크게 읽기 되살리기”(Read-Aloud Revival)라는 팟캐스트 방송을 듣고서 나를 부추겼다. 그 덕분에 나는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책을 읽어 주는 습관을 들일 기회와 기쁨을 얻게 되었다. 습관이 되었다는 것은 마지못해 억지로가 아니라 기쁘고 즐겁게 그렇게 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우리는 우선 다른 지출은 줄여서라도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사 주기로 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삶의 속도를 줄이고 여유롭게 아이들과 함께 앉아 큰 소리로 책을 읽기 위해서, 우리는 불필요한 여러 활동―특히 스크린을 쳐다봐야 하는 것!―을 최대한 절제하기로 했다.
사실 10년 전에 (그때까지 나는 단 한 번도 큰 소리로 책을 읽어본 적이 없었다) 나는 지친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길고 지루한 어린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 주려니 숨이 막힐 노릇이었다. 그 당시 내게는 큰 소리로 아이들에게 꾸준히 책을 읽어줄 수 있는 실력도 끈기도 없었다. 그때까지 나는 규칙적으로, 내가 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책을 큰 소리로 읽어 본 적이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아이들과 함께 둘러앉아서 책을 읽는 기쁨을 그 당시에는 전혀 알지 못했다.
뜻밖의 여정
어떤 아빠들은 목소리 흉내 내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내 경우에는 아이들이 다섯 살 정도 되었을 때 재밌는 목소리로 ‘호빗’을 읽어 주면서 특별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어설픈 영국식 억양으로 빌보의 목소리를 흉내 내고, 드워프는 거친 쉰 목소리로, 간달프는 영화에 나온 이안 맥켈렌의 목소리로, 골룸은 앤디 설키스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사실 호빗은 얇고 가벼운 책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 내려면 몇 주일의 시간과 인내가 필요했다. 톨킨의 책은 결코 쉬운 책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실 우리 아이들은 굉장히 지루해하기도 했고, 이를 이겨내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통과하면서 아주 중요한 인생 교훈을 배우기도 했다. 특별히 우리가 이 책을 모두 다 읽었을 때 나는 아들들과 함께 아주 두꺼운 책을 다 읽었다는 성취감을 느끼기도 했다. 골룸이 너무 무서워서 아이들이 악몽을 꾸지나 않을지 걱정하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 곁에서 안심시켜 주기도 했고, 두려움에 대해서 함께 대화하기도 했다. 마치 어둠 속 수수께끼처럼 아이들의 두려움을 해소해 주려고 노력했다.
아이들이 열 살쯤 되었을 때, 나는 이 아이들이 해리포터를 읽을 수 있을지 궁금했었다. 그래서 한번 아이들과 함께 해리포터를 읽어 보기로 했다. 사실, 아이들이 해리포터를 읽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던 상황에서 나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무작정 책을 읽어 주거나 또는 오디오북을 들려줄 수도 있었다. 또는 “아직은 아니야”라고 말하면서 해리포터를 읽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아이들과 함께 천천히 이 책을 도전해 보기로 했고, 아이들이 소화할 수 있는 내용은 함께 즐기면서 읽었다. 또한 아이들이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나오면 잠시 멈추어서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충분히 설명하면서 읽어 나갔다. 또한, 나는 그리스도인의 관점에서 아이들에게 설명해 주려고 노력했다. 특별히 해리포터의 마지막 책에서 복음을 설명을 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이 책에 수없이 많이 담겨 있는 인생 교훈도 아이들에게 설명할 수 있었다. (특별히 덤블도어의 독백에서 우리는 정말 가치 있는 교훈을 배울 수 있었다.)
두 아이가 세 살이 되고, 여섯 살이 되고, 그리고 열한 살이 되는 동안, 큰 소리로 책을 읽는 아빠의 지구력도 증가했다. 그리고 큰 소리로 책을 읽는 지구력과 실력이 늘어가면서,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 기쁨도 더욱 늘어났다.
하나님의 말씀, 큰 소리로 읽어 주기
아내가 큰 소리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면 좋겠다고 내게 권했던 것처럼, 나는 다른 그리스도인 엄마들과 아빠들에게도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책을 읽어 주라고 권하고 싶다.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책을 읽어 주는 기쁨을 발견하길 바란다. 사실 큰 소리로 책을 읽어 주는 시간은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는 더욱 놀라운 기쁨의 시간이 될 수 있다.
지난 2,000년의 교회 역사 속에서 큰 소리로 읽는 것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통로였다. 사실 교회 역사 속에서 인쇄기가 사용된 것은 500년도 채 되지 않은 일이고, 가정마다 성경을 여러 권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아주 최근의 일이다. 지난 교회 역사 속에서 예수님은 교회에 모여 있는 당신의 백성들에게 성경을 큰 소리로 읽어 주는 낭독을 통하여 말씀하셨다. 사도 바울은 에베소에 있는 사랑하는 제자에게 “읽는 것에 전념하라”(딤전 4:13)고 명했다. 지금처럼 각 가정에 성경이 있고 스마트폰마다 성경이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어떻게 그리스도인들이 사도들을 통하여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었겠는가? 그 길은 바로 목자들이 큰 소리로 그들에게 말씀을 읽어 주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바울은 자신의 편지를 교회에 전달하면서 큰 소리로 읽으라고 했다(엡 3:4; 골 4:16; 살전 5:27). 또한, 사도 요한도 큰 소리로 읽을 것을 기대하면서 요한계시록을 기록했다(계 1:3). 특별히 오랜 시간 책의 백성으로 살아 온 1세기 유대인들의 상황에서 이는 굉장히 익숙한 일이었다. 회당에서 성경을 큰 목소리로 읽는 것은 그들의 삶의 중심에 있는 일이었다(행 13:15, 27; 15:21, 31; 고후 3:14-15). 심지어 예수님도 고향 나사렛에서 회당에 들어가셔서 큰 소리로 성경을 읽으셨다(눅 4:16).
아날로그 삶의 기쁨
부모로서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을 실감하는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큰 소리로 책을 읽는 시간을 정말 사랑한다. 큰 소리를 책을 읽음으로써 아이들이 어휘력을 키우고, 이 세상과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하여 배우고, 부모와의 유대와 관계를 다져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 시간은 결코 멈출 수도 붙잡을 수도 없이 흘러가지만 자녀와 부모 모두에게 정말 소중한 시간이다.
벌써 8차 개정판까지 출간된 “큰 소리로 읽기 핸드북”(The Read-Aloud Handbook)의 저자 짐 트렐리스(Jim Trelease)는 “아들의 독서능력을 키우는 아빠의 중요한 역할”을 강조했다. 1982년에 이 책의 초판이 나왔을 때만 해도, 그는 “남자들은 책 읽는 데 문제가 있다고만 생각한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생각이 달라졌다. [이후 개정판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은 그냥 문제가 있는 정도가 아니라 매우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이 책의 초판에서는 아빠의 역할에 대해서 많은 지면을 할애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신 개정판에서는 “아빠의 중요성”이라는 별도의 장에서 이 주제를 다룬다.
너무 늦지 않게
아직 자녀와 함께 규칙적으로 큰 소리로 책을 읽는 시간을 보내지 않는 엄마아빠들에게 나는 이를 시작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처음에는 쉽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끈질기게 이를 실천해 보라.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큰 소리로 읽는 습관의 효과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또한, 부모도 큰 소리로 책을 읽어 주는 능력이 향상되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특별히 이 습관이 만들어 내는 기쁨을 즐기는 법도 배우게 될 것이다.
내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열정을 가지고 책을 읽으라는 것이다. 엄마와 아빠가 열정을 쏟아 부으면 온 가족이 더 많은 것을 얻게 될 것이다. 고된 하루를 마친 후에라도 단조로운 목소리로 억지로 책을 읽지 말고 에너지를 불어 넣어서 책을 읽으라. 당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열정을 쏟아 부으라. 다양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읽으라. 되도록 여러 목소리를 흉내 내면서 읽으라. 지루함을 전염시키지 말고, 책 읽는 기쁨을 전파하라. 당신이 가르치지, 책이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책은 당신과 자녀 사이를 연결하는, 또 자녀의 성품과 인격의 성장을 돕는 도구이고, 매개체이며, 환경이다.
가장 빛나는 보석
나는 아이들을 그저 즐겁게 해주려고 책을 읽어 주지 않는다. 내가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책을 읽어 주는 가장 큰 목적은 아이들을 제자로 삼는 것이다. 그러나 부모는 책을 읽어 주면서 너무 자주 자녀에게 설교를 하거나 도덕적인 교훈을 주려고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동시에 자녀에게 꼭 필요한 교훈은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기도 해야 한다. 나는 아이들의 마음과 반응, 관심의 정도를 예민하게 살피려고 노력한다. 아이들이 지루해 하거나, 힘들어 할 때에는 짧은 분량만 읽어 준다. 반대로 아이들이 이야기에 쏙 빠져 있을 때에는 잠시 멈추고 아주 중요한 인생 교훈을 가르치면서 오랫동안 책을 읽어 주려고 한다.
또한, 나는 아이들과 함께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책과 아주 진지하게 읽어야 할 책을 모두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아이들은 나이에 맞추어서 다양한 이야기를 읽을 준비가 되어 있다. 나는 중간계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좋아해서, 내가 아이들과 함께 진지하게 읽은 첫 번째 책은 호빗이었다. 그러고 나서 ‘나니아 연대기’를 읽었고, 또 다른 책들을 읽어 나갔다. 그리고 코로나가 왔을 때 나는 아이들과 함께 드디어 해리 포터를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9월에 긴 여행을 마치고 나서 우리 부부는 열한 살짜리 쌍둥이와는 ‘반지의 제왕’을 읽기 시작했고, 일곱 살짜리 딸과는 호빗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큰 소리로 책 읽기의 가장 빛나는 보석은 톨킨도, 루이스도, 롤링도 아니다. 바로 하나님이시다. 쉬운 성경,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 성경부터 진짜 성경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아이들에게 성경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 속에서 참된 기쁨을 얻는 법을 가르치고 훈련해 나갈 것이다.
큰 소리로 책 읽기의 최고의 특권은 성경 읽기에서 누릴 수 있다.
작가: David Mathis(DesiringGod.org의 주필)
원제: Why I Read Aloud to My Children
출처: www.desiringgod.org
번역: 박광영